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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것이다. - 환희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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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리. 너는 그렇게 다 남기고 떠나서 정리는 온전히 내 몫이 되었다. 왜 이렇게 어지르기만 해 놓고 가는 건지 알 수도 없다. 들이켜는 숨에서는 물기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건 상실의 메마름이다. 할 수만 있다면 온통 쉬고 싶다. 이 어질러진 마음의 방에 하염없이 누워서 쉬고 싶었다. 누군가를 놓아주는 것을 정리한다고 한다. 나는 늘 정리를 어려워했고, 너는 늘 정리를 잘했는데. 그렇다면 떠나는 건 내가 해야 맞는 게 아니었을까? 내가 가면 너는 내 흔적을 차곡차곡 잘 정리했을 텐데.네 습관을 따라 은색 열쇠는 항상 오른편에, 동색 열쇠는 항상 왼편에 두었다. 가끔 반대로 놓으면 잘못 놓았다며 웃는 소리를 내는 네가 좋아 이따금 반대로 두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내 사소한 습관, 모든 정리정돈에.. 2024. 11. 24.
7일 편지- 리츠 (4) 2024. 11. 23.
원망과 그리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모호해서, 쉽게 혼동하곤 한다. 혹은 영원한 것은 없으니 아주 길고, 길게 늘어져서 뒤섞이고 만다고... 그러니 그리움과 원망은 아주 가깝게, 정답게 부둥켜안고 있으니 하나를 품게 된다면 다른 하나도 가지고 마는 것이다. 헬렌 리시안셔스는 그리움을 느낄 상대도, 원망을 느낄 상대도 없었기 때문에 둘을 더 쉽게 혼동했다. 어쩌면 둘 다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야, 그럴 것이 아닌가? 가장 원하던 순간에, 가장 원하던 가족이라는 존재에게서 떨어져 나왔으니... 사실은 그리움보다도 원망이 더 잘 어울렸다. 하지만 온전히 원망하기에는 헬렌 리시안셔스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다정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다정함이 가족에게도 적용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 있어 .. 2024. 11. 20.
7일 편지- 리츠 (3) 2024. 11. 18.
나의 친애하는 절망감. 아무렇게나 깨진 유리만큼 날카로운 모래를 찢어진 폐 안에 밀어 넣고 까맣게 타들어가는 약초 막대를 입에 물고 있는데, 하늘은 또 빌어먹도록 파래서, 지옥의 빛깔은 이토록 파랗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지옥 안에서 서로를 떠받들고 있다. 혹은 밀어 넣고 있거나. 그래. 생매장. 생매장이다. 이건 분명 생매장이다. 희망도 묻고, 시체도 묻고, 살아있는 것도 묻고... 모든 것을 차가운 흙더미 속에 밀어 넣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으니 우리의 삶은 오로지 무가치함으로 증명되었다. 희망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하, 하. 왜, 더 크게 비웃어줄까? 큭큭대며 웃음을 삼킨다. 삼킨 것에서 쓰린 것이 느껴진다. 하하... 너무 웃겨서 그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잘도 지껄인다. 사람은 희망 없이도 살 수 있다. .. 2024. 11. 18.
7일 편지- 리츠 (2) 2024.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