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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 챌린지

신에게 사랑받아,

by @Zena__aneZ 2022. 8. 15.

장르 : 헬로 샤를로테
트리거 워닝 : 은유적인 심리적 고통

이 글은 전부 가상의 현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상기 명시된 소재는 현실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것이며, 일어난다고 하면 비극적인 일입니다. 글쓴이는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일을 미화할 목적이 없고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신에게 사랑받은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은 신이 준 모든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모든 이야기를 덧없이도 그려냈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써낸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동시에 조롱과 비난도 많이 받았다. 너무나도 솔직한 좌절의 이야기가 적지 않은 사람들, 어쩌면 대부분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거부감을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나갔다.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귀기울여줄 때까지. 신에게 사랑받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리기 위해서.

아이는, 또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세상의 이야기를 썼다. 비정상적일 정도의 슬픔을 담은 이야기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현실을 비춰내고 있었다. 어쩔 때는 비정상적인 슬픔이 지독하게도 현실적이었으며, 어쩔 때는 정상적인 고통으로 가득했다.

그것은 쓰라린 현실의 파도였다.

 

한 아이의 손은 언제나 엉망이었다. 비누와 물로 수도없이 씻어낸 손은 닳고 닳았다. 지나친 결벽증은 오히려 독이 되었으나, 그리 손을 씻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씻어내는 것을 조금이라도 멈추면 더러운 세상에 오염되는 것만 같아서. 그런 착각을 끊임없이 겪었다. 한 아이의 머리카락은 언제나 엉망이었다. 제대로 정돈되지 못하고 이상하게 잘려나간 머리카락은 이상하게도 신과 같은 형상을 띠었다. 한 아이는 모든 생명을 위한 낙원이 되었고, 한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전능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한 아이는, '집'에서 그 모든 것을 관망했다.

신과 비슷한 입장의 대리인, 신의 감각을 받은 아이가 사람들과 어울려 살려고 부단히도 노력하고 실패하는 것이 참 재미있는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 자체가 한 편의 희극과 다름없다. 희극은 비극과도 연결되는 단어이니, 아, 그들의 삶은 언제나 한 편의 비극이었다.

 

신에게 사랑받는 아이들의 삶은 비극으로 가득찼으니, 삶은 비극이요, 비극은 하나의 희곡이다. 희곡이 흐르는 세상은 무대 그 자체였다. 아이는, 또는 아이들은 느꼈다. 세상이라는 것은 신을 위한 무대라고. 무대에서 내려갈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그 어디에도, 완전무결한 행복은 없다고!

 

너무나도 늦게 깨달은 세상의 진실에 지쳤다. 너무나도 지쳐, 원망할 힘조차 없었다. 아, 이게 바로 비극의 종말이구나. 신의 아이들은 그제서야 웃음을 흘렸다. 지치고 부서지는 그들은 이제서야 자신들을 위해 기도했다, 부디 우리에게 영원불멸의 안식을 주소서!

그 기도를 들어준 것은 신의 기생충도, 천사도 아닌 악마 그 자체였음을 알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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