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꽤 많았다. 그 넓은 숲은 기이하게 퍼진 어둠으로 한낮에도 적당히 어두웠다. 하지만 숲 안에 들어간다고 실종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숲에서 무사히 돌아왔다. 그것이 위험해 보일지언정 진짜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그 숲에는 괴물이 사는 것이다. 어쩌면 조금 친절할 수도 있는, 그런 괴물.
"그래도 숲 깊숙이 들어가면 안 된단다, 위험하니까."
"네! 조심해서 놀다가 올게요!"
아이는 밝은 웃음을 짓고는 집을 나선다. 아이는 자주 마을 근처에 있는 숲에 가서 놀곤 했다.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은 많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런 아이들 중 갈색 머리칼을 가진 작은 아이는 조금 더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숲으로 들어간다. 축축한 흙의 향기와 수풀의 짙은 색이 어우러진다면 아이는 밝게 웃었다. 무명 씨! 그리 이름이 불린 존재는 몸을 낮게 숙여 팔을 뻗는다. 조금은 길게 내려오는 녹음 가득한 단발에 옅게 반짝이는 밤하늘색 눈은 현실감 없이 존재한다. 마치 사람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어린아이들이 이런 존재에게 별다른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은 그만큼 순수해서 그런 것이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니. 아이는 망설임 없이 달려가 여성의 품에 안겼고, 여성은 부드럽게 웃으며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었다.
"오늘도 놀러 왔어요?"
"네에, 무명 씨 보고 싶어서요!"
티없이 맑은 웃음. 여성은 다정하게 손을 뻗어 아이의 뺨에 붙은 풀잎을 떼어 준다. 그럼 같이 술래잡기라도 할까요? 집에서 같이 책을 읽어도 좋고요. 아이는 여전히 웃으며 여성을 따랐다.
여성은 타인과 잘 지내지 못했다. 그의 본질은 사람이 아닌 탓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은 서로에게 쉬이 공감할 수 없었고, 그 모든 것은 몰이해를 낳았다. 그들의 사이에는 몰이해의 바다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유일하게 나침반이 되는 것은 오로지 감정이었다. 무언가를 아끼거나 사랑하게 되는 것. 이윽고 작은 아이를 보고 다정만을 품 안 가득하게 안겨주는 것.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였으나 그런 마음만큼은 같았으니, 그것은 몰이해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일한 배가 되었다. 이 비밀스러운 숲에서 그저 온기 한 자락과 언제 흩어질지 모르는 포근함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