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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것이다. - 환희의 인간
자캐 로그

평범한 일상.

by @Zena__aneZ 2024. 7. 18.

그의 일상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아침 7시에 잠에서 깨 간단한 아침과 커피를 준비하고 먹으면서 핸드폰을 든다. 일정이 쭉 나열되어 있는 캘린더를 보다가 메신저를 켠다. 좋은 아침, 리. 그 단순한 문자를 써놓고 식사를 마저 끝내곤 외출 준비를 한다.
8시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핸드폰을 든다. 좋은 아침! 하며 몇 개의 귀여운 그림이 붙은 것을 보곤 옅은 웃음을 흘리고 집 밖으로 나섰다. 자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은 늘 비슷했다. 핸드폰으로 틀어놓은 음악은 오로지 자신의 취향인 음악도 있었고, 그다지 자신의 취향이 아닌 음악도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바꾸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리의 취향이었으니까. 좋아하는 이가 듣는 음악을 한 번쯤은 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도착한 회사에서 지정구역에 주차를 하곤 엘리베이터에 탔다. 익숙한 발걸음을 옮겨 사무실 안에 들어가면 몇몇 직원들이 인사를 건네온다. 특히나 살가운 성격의 직원들은 오늘도 예쁘시다는 아부성 멘트를 날렸고,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오늘도 힘내자는 말을 한다.

"팀장님, 지난번 일은 어떻게 할까요?"

"지난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하던 대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네요. 조금만 더 신경 써줘요."

다른 문서들을 몇 개 살펴보다 말을 이어간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어린 나이였지만 팀장이라는 직급까지 맡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 회사는 철저한 실력 위주로 굴러갔다. 조금이라도 못 한다면 견디기 힘든 곳이었지만, 반대로 실력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비교적 자유로운 회사 내 분위기에 따라 복식도 자유로웠지만 그는 언제나 깔끔한 롱스커트 투피스를 입었다. 그것을 가장 편하게 여겼던 것은 큰 이유는 없었다. 본인이 봤을 때 예쁘고, 연인도 그런 옷을 마음에 들어 했으니까. 깔끔하고 예쁜 옷은 좋은 인상을 주기도 쉬웠고. 짙은 녹빛 머금은 긴 머리칼을 느슨하게 묶고는 일을 시작했다.
핸드폰으로 가끔 리에게서 문자가 왔고, 여유가 날 때마다 조금씩 대답한다면 회사 일이 끝날 때쯤 몇십 개의 메세지를 주고받는 일도 흔했다. 오랜 친구이자 연인인 이와 수많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져 있었다. 그것마저 일상의 한 부분이었으므로. 전화가 걸려오면 익숙하게 받는다.

"로네, 이번 주말에 만날까?"

"시간은 되는데, 리. 호칭은 하나로 고정하면 안 돼?"

싫어! 귀엽잖아~! 그런 말이 들려오면 또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 알았어. 만나자. 어디 갈지는 생각해 봤어?
일단 음식점부터? 그리고 카페도!
평범하네. 영화도 볼까?
좋지! 예매는 내가 해도 돼?
저번처럼 재미없는 건 싫은데.
내가 열심히 골라볼게!

평범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어느덧 도착한 집문을 열고 들어가 소파에 기대앉는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 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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