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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것이다. - 환희의 인간

자캐 로그208

필사적으로. 이 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명시된 소재는 결코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며, 글쓴이 역시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사용된 요소 : 아동학대 관련 묘사, 폭력   모든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이들도, 또는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이들도 모두 필사적이다. 그것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눈부시도록 빛나는 삶을 마음대로 낭비하는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알 수 없다, 알 수 없었다. 그 무엇 하나 알 수 없음에도 살아내는 것이 아주 우습고, 또 우스워서... 이 삶은 온통 지옥이다. 모든 살아가는 것들이 필사적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저주에 걸린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엘은 그.. 2024. 8. 1.
전뇌의 세계. 기계와 데이터로 이루어진 것에는 죽음이 없다. 굳이 지우거나 변경하지 않는 한, 혹은 완전한 파괴가 있지 않는 한 영원하다. 그것은 스스로 변질될 일도 없었고, 지워질 일도 없었다. 영원한 것인 셈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희망보다 절망이 더 가까운 세계에서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는 거대했다. 누군가는 그것으로 불멸을 꿈꿨고,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꿈꿨다. 실제로도 많은 것이 나아졌다.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음을 피할 수 있었고,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결손이라는 것이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됐다. 망가지게 된다면 교체하면 그만이었으니까. 기억이라는 것은 따로 데이터화시키면 변질될 걱정 없이 영원히 보존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문제는 거기에서 생겼다. 그.. 2024. 7. 31.
신의 모습. 잘 보아라. 탐욕의 화신께서는 오직 한 번만 보이시고 말씀하시며, 나는 오직 한 번의 기회를 허락받아 이것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신을 마주한 이기적이고 쓰레기 같은 정신체에게 유일무이한 자비를 내려주신 신을 찬미하도록 하라. 탐욕의 화신에게 찬사를! 모든 것에 앞서, 신께서는 자비로우시다. 그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비이다. 아주 잠깐 보기만 해도 눈이 녹아내리고 귀가 멀고 뇌가 쪼개져버리는 그 끔찍하고 교묘하며 지독하게도 아름다운 모습이란 신밖에 가질 수 없는 것이렸다. 신의 모습을 묘사하려고 하는 이 순간에도 손발이 떨려오지만 신께서 허락해 주신 이 기회를 놓치는 것은 참된 신자가 아닐지니. 신께서는 무성한 신경 다발로 얽혀 있었다. 그것은 손의 형태를 보이기도 하였.. 2024. 7. 30.
안녕, 잊혀가는 사람. 내가 영원토록 떠나보낼 사람아.당신의 영혼으로 축복해 준 이 육신이 전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살아가겠다.당신에게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도록 살아가겠노라고.   선명한 청빛 보석을 꼭 닮은 색의 머리카락이 시원한 바람에 흩날린다. 팔 위에 주홍빛의 선이 그려진다. 빠르게 달려 마물 하나를 잡는다. 주홍빛 선이 번뜩이며 마물에게 흘러 들어가고, 그대로 마물의 숨통을 끊어내었다. 은하는 바닥에 축 늘어진 마물을 보곤 주저앉아버렸다. 이것은 분명히 강한 힘이긴 했어도 몸에 심각한 부담이 간다. 자연의 순수한 힘을 몇 차례나 정제한 이후 주입한 것이었지만 사람이 감당할 힘이 아니었다. 힘을 다루는 법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조절하면 괜찮을 테다. 하지만... 이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이후에 시술을 받을 때는 여.. 2024. 7. 27.
세상의 전령. 세상은 살아있다. 그것은 감정을 느끼지는 않지만 분명히 심장이 박동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세상은, 녹음 짙푸른 이 땅은, 푸른 물로 가득찬 바다는 수호자를 원했다. 그들이 살아가는 것을 원했고, 세상을 알아줄 이를 원했다. 수호자와 함께 탄생한 그것은 수호자보다 무르고 부드러웠으나 자유와 깨끗함을 알며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였다. 세상의 의지를 아는 작은 이는 이 세상에 발을 디뎠다. 가장 순수한 색채를 머금고. 타오르는 주황빛 석양의 깃털 안에는 선명한 장밋빛이 일렁거렸고, 깨끗하고 투명한 청록색 보석을 닮은 눈은 빛을 잃는 일이 없었다. 작고 아담한 새의 형태를 한 이것은 이 세상 위에서 살아가는 생명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얼굴에 수놓인 푸른 줄기의 모양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다.. 2024. 7. 25.
그럴듯하게 빚어낸. 완벽한...  물빛 머금은 이는 숨을 내쉰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소리이기도 했고, 혹은 슬픔에 잠긴 소리이기도 했다. 설움 가득한 목소리가 갈라진다. 바닥을 향하던 눈이 기어이 앞을 본다면, 아, 이곳은 지옥이었다. 눈인지 이마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 곳에서 흐르는 검푸른 피의 줄기가 정신을 끈적하게 녹아내리게 했다. 채 정리되지 못한 앞머리가 얼굴을 가리듯이 내려온다. 너무 아팠다. 끔찍하게 고통스러웠으나 그런 고통은 또한 익숙한 것이었기에. 숨 쉬는 것이 영 버겁다. 주저앉아버린 몸에는 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움직일 힘은 충분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진정으로 할 수 없어지는 것은 어떤 행위인가... 이 안에 너만큼 강한 녀석은 없었는데.. 2024. 7. 24.
불길 속에서의 사죄. 그리고... 집이 불탄다. 에리카는 기침을 내뱉곤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 강렬한 분홍빛의 선이 뻗어나가 죽음의 공포에 잠긴 사람들을 감싸고 바깥으로 인도한다. 괜찮아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대로 나가시면 됩니다. 사람들은 불신하면서도 에리카의 말을 따라 밖으로 나섰다. 에리카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몸 안에 가득 넘실거리던 마나가 서서히 짓눌린다. 집안 바닥에는 온통 주술진이 깔려 있었고, 집안에 있는 이단자들은 그저 피해자였다. 이것은 에리카를 위한 화형장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에리카는 속죄해야 했다. 그것이 자신의 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죄가 아니라고 속죄하지 않는다면, 그 집단에게 피해를 받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에리카는 기침을.. 2024. 7. 23.
물약로그 손에 들어온 작은 유리병을 흔들었다. 잿빛의 물약이 역한 낌새로 찰랑거린다. 달아람은 그것을 뚫어질 기세로 쳐다보다가 병의 마개를 열어 입에 갔다 대어 약물을 털어 넣었다.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독은 없었다. 버리기에는 찝찝하기에 병을 기울여 약물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는 것에 잠시 표정을 찡그리기도 했다. 보통 독약은 무미무취인 것이 많았으니. 조금 더 분석을 해볼 것을 그랬나... 물약을 전부 삼키자 몸에 자리 잡은 수많은 흉터가 욱신거린다. 이제는 다 잊고 살던 통증이 다시금 덧대어진다. ... 아하. 지난 고통을 불러오는 약물인가. 질 나쁘네. 그리 중얼거리며 빈 유리병을 우악스럽게 쥐어 산산조각 낸다. 녹음 짙은, 잔뜩 신경질적인 마나에 조각난 유리조각마저 녹고.. 2024. 7. 23.
평범한 일상. 그의 일상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아침 7시에 잠에서 깨 간단한 아침과 커피를 준비하고 먹으면서 핸드폰을 든다. 일정이 쭉 나열되어 있는 캘린더를 보다가 메신저를 켠다. 좋은 아침, 리. 그 단순한 문자를 써놓고 식사를 마저 끝내곤 외출 준비를 한다. 8시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핸드폰을 든다. 좋은 아침! 하며 몇 개의 귀여운 그림이 붙은 것을 보곤 옅은 웃음을 흘리고 집 밖으로 나섰다. 자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은 늘 비슷했다. 핸드폰으로 틀어놓은 음악은 오로지 자신의 취향인 음악도 있었고, 그다지 자신의 취향이 아닌 음악도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바꾸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리의 취향이었으니까. 좋아하는 이가 듣는 음악을 한 번쯤은 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도착한 회사.. 2024. 7. 18.
그리하여 지옥인. 명 생존 if 오래도록 살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 신을, 재앙을 만드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지? 주술을 주입당하는 이가 몇 번이고 한 생각이었다. 선명한 붉은 눈이 희미하고 탁하게 빛난다. 수도 없이 반복해 온 끔찍한 주술 주입 실험은 몸을 한계까지 밀어 넣었다. 자기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만 같은 감각이 엄습하면 다시금 숨을 가다듬는다. 다 무너져 내린 것을 기어이 붙잡는다. 자기 통제력을 잃지 않는 것은 명이 몇 번이나 되새긴 생각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손을 놓치기 싫었다. 그저 그것뿐이었다. 몇 번이고 검붉은 피를 토하고, 눈에선 눈물 대신 검은 물줄기가 흐른다. 아득해지는 정신에 입이 벌어진다면 입에 어떤 약물이 들어온다. 정신을 강제로 깨우는 독약이다. 주술실험을 할 때에는 결코 정신을 잃어.. 2024. 7. 15.